지름소녀 ~MP3편~

"...또 한번, 질러볼래?"
(전략...)
"왜 안 켜져, 왜 안 켜져!"
내 한탄을 듣고 지름소녀가 나타났다.
"받도록 해."
지름소녀는 내게 인터넷 뱅킹용 공인인증서와 견적표를 건네주었다.
가격표에는 삼성 Yepp T55 MP3 플레이어를 \XX,XXX에 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네가 진정으로 원한을 풀고 싶다면 카드결제를 하면 돼. 카드를 긁으면 쇼핑몰과 정식으로 계약을 하게 될 거야... 신속히 새 MP3가 배달되겠지. 하지만 소비를 하면 통장에 구멍 파기. 월말에 네 통장에서 일금 \XX,XXX가 인출되는 건 피할 수 없어... 나머지는 네가 결정할 일이야."
그 말을 들은 나는 3일을 고민해보고 결론을 내렸다.
"A/S를 받으려고 했더니 판매 업체가 재작년 말에 부도났어!! 나보고 어쩌란 거야!!"
연구실에서 G마켓을 통해 카드 결제를 했다. 귓가 어디선가 퀘퀘먹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 주문, 받아들였다."
나중에 엉뚱한 패키지로 주문해 만원 가량을 날려먹을 뻔한 걸 알고 새로 주문해야 했다.

...지름소녀가 또 왔습니다.
2005년 초부터 써 오던 MP3 플레이어가 전원이 안 켜지는 불상사가 생겨, A/S 가능할지 알아보았지만 판매 업체는 깔끔하게 도산. A/S를 인수받은 업체는 불친절해 보이는데다 수리 비용만 5만원 가량 깨진다고 합니다.
그 돈 무느니... 하는 생각이 결국 지름소녀를 불렀습니다 ;ㅅ;
삼성 Yepp T55입니다. 꼭지 부분이 조그셔틀이 되어 좌우로 돌아가는 방식 - ("꼭지가 도는") - 의 신기한 플레이어입니다. 음질은 대기업 물건 답게 좋습니다. 만족 중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지름신 및 일당은 역시 대한민국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국민들의 소비진작을 위해 풀어놓은 세뇌공작의 일부임에 분명해요...
t55...좋은 물건 선택하셨네요.
단순용도로 사용가능한 물건들 중에서는 기능은 다 갖췄으면서도 값은 싼 알찬 제품이죠.
메모리 용량이 적다는 소리가 있던데, 뭐 쓰기 나름이려나요.
용량이야 어차피 기존에 쓰던 것과 같은 용량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