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어김없이 2주일 벼락치기 3개월의 피말리는 준비 기간을 지나 MPEG 기간이 다가왔습니다. 출장 준비 마지막 주간이 중간고사랑 정확히 겹치는 바람에 지옥을 보고 나왔습니다. 거의 1주일동안은 박○스와 우○사의 힘으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바 약물!)
이번 회기는 82차. 열리는 곳은 중국 심천 (선전, Shenzhen) 입니다. 홍콩 바로 건너편 본토에 위치한 대도시입니다. 그 입지로 인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경제특구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바다 건너편 홍콩에 버금가는 엄청난 도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한번 갔던 항저우와는, 같은 중국이라고는 해도 거리가 한국 신의주에서 부산까지 거리보다 대략 두세 배나 떨어진 곳입니다. 이번에도 또다른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가슴이 설렙니다. (그리고 아직 남은 일거리로 철야의 압박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무튼. 아래는 이번 항공편 일정입니다. 일정상 토요일에 움직여야 하는데 토요일에는 국적기 비국적기 가리지 않고 아예 인천에서 운항이 없더군요. 부득이 홍콩으로 가서 바다를 건너게 됩니다.
(아래의 모든 일정은 현지시간 기준입니다.)
출국편 인천→홍콩 : 대한항공 KE613 / 10월 20일 15:35~18:05 홍콩→심천 : 육로 (밴) 또는 해로 (고속페리) 이동
귀국편 심천→홍콩 : 육로 (밴) 또는 해로 (고속페리) 이동 홍콩→인천 : 대한항공 KE604 / 10월 27일 12:25~16:55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박사과정 1년차가 마무리를 향하는 이 시점. 다녀와도 늘어질 수 있는 여유는 이제 없습니다만, 적어도 이번 고비를 넘기고 나면 그간 쌓인 피로는 해소할 수 있겠지요.
참으로 오래간만에 글을 씁니다. 아무리 바빠도 이런 개가는 영영 기록에 남겨야겠기에요 (...)
수강인원 150명임에도 불구하고 수강신청기간과 정정기간 내내 개시 1초만에 정원이 다 차 버렸던 무시무시한 과목의 수강에 성공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LG전자 CEO들이 돌아가면서 최신기술 동향만 강의하는 초 널널한 수업이거든요. (...) 옆 강의실 다른 강의에서는 수학공식과 알고리즘이 날아다니고 있을 시간에 그런 거 들으면서 3학점 채울 수 있으면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요.
해서 이게 화요일 수업입니다. 첫 수업이 휴강했기 때문에 수업 끝나고 나면 빠져나올 사람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우후후.
틈틈이 체크하다가 정원표가 [149/150] 이 된 순간 대쉬,
승리했습니다 ;ㅅ;/
첫 수강신청 때 1지망 과목은 신청조차 못하고 좌절했던 저입니다만, 캐나다인 교수님께 전화걸어가며 부탁하고 수강신청 정정에서 몇번을 미끄러진 끝에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딱 수강내역 리스트에 뜨는 순간 연구실 안이었는데 "아싸!" 하고 소리 질러서 주변 사람들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
이제 수강기간 시작 전에 1지망 과목으로 골랐던 과목이 깔끔하게 다 올라와 있군요.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아싸. 이번에는 B 좀 안 보고 살 수 있을지 두고봐야겠습니다.
Postscript. 문제는, 연구 본업은 아직도 지지부진입니다. 어떡해요 OTL 망할 EPFL 것들 Caltrop 싸들고 아메리카컵 알링기 요트나 타러들 가라고
이번 출국 장소는 위에 보시는 대로 스위스 로잔에 소재한 스위스연방공과대학교 (EPFL, Ecole Polytechnique Federale de Lausanne) 입니다. 작년에 출장 갔던 몽트뢰 (Montreux) 의 옆동네로, 제네바에서는 더 가깝고, 실제로 몽트뢰 출장 당시 열차를 타고 가며 중간에 거쳐간 곳이기도 합니다.
다시 레만호의 맑은 물과 스위스의 맑은 공기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대되네요.
(아래의 모든 일정은 현지시간 기준입니다.)
출국편 인천→프랑크푸르트 : 대한한공 KE905 / 6월 30일 13:25~17:35 프랑크푸르트→제네바 : 루프트한자 LH3674 / 6월 30일 21:15~22:20 제네바공항→로잔 : 스위스국영철도 (SBB/CFF/FFS) / 6월 30일 자정께 도착예정
귀국편 로잔→제네바공항 : 스위스국영철도 (SBB/CFF/FFS) / 7월 7일 아침 제네바→취리히 : 스위스항공 LX2813 / 7월 7일 15:25~16:15 취리히→인천 : 대한항공 KE918 / 7월 7일 20:25~7월 8일 14:15
오는 길에 어쩌다 강남대로를 타게 되었습니다. 오후 2시인데도 끝이 없이 막히더군요. 대체 러시아워 때는 어쩌려고 그러는지. 워낙 길이 막히자 자연스레 뭔가 떠올랐습니다.
켈소나 "교수님. 혹시 교통체증의 패러독스라는 걸 아십니까?"
교수님 "그게 뭐냐?"
교통체증의 패러독스란, 도로를 달릴 때 항상 자기가 선 차선만 차가 느리게 간다고 생각하게 되는 패러독스를 말합니다. 즉, 자기 차선만 차가 느리게 가서 옆 차선으로 차선을 옮기면 다시 그 차선이 밀리기 시작하는 것을 말하지요.
더군다나 이 패러독스는 나름 수학적인 증명을 갖고 있습니다.
만일 5차선 도로가 있다고 합시다. 이 5차선 도로의 다섯 개 차선들 중 어떤 한 차선이 잘 빠질 확률이 전체 도로의 1/5, 즉 20%라고 가정합니다. 그럼 간단한 계산을 해볼 수 있습니다.
내가 있는 차선이 제일 잘 빠질 확률은 20%입니다. 하지만, 내가 선 차선 외의 4개 차로 중 단 한 개라도 나보다 잘 빠질 확률은 20x4=80%입니다. 그래서 주변 차로들이 항상 잘 나가는 것처럼 인식된다는 게 바로 교통체증의 패러독스입니다.
교수님 "일단 말은 되는데..."
켈소나 "더군다나 사람은 자기가 잘 나갈 때는 인식 못하면서 자기 차로가 막힐 때만 기억에 남기기 때문에 한층 더 증폭된다고 합니다."
교수님 "하지만 그 패러독스는 시간 누적을 고려 안 했구나."
물론 이 패러독스의 실체는 빈약합니다. 차 5대가 동시에 5차선 도로에 진입했을 때 각 차는 위와 같은 패러독스의 적용을 받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든 차가 동일한 확률로 정체되었다가 진행했다를 반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긴 거리를 누적하면 결국 다섯 대의 최종 속도 차이는 그리 크지 않게 됩니다.
교수님 "게다가 이런 경우를 가정해보자. 그럼 차선이 100차선이 되면 오히려 내가 선 확률이 다른 차들보다 잘 나갈 수 있는 확률은 1/100까지 떨어지는 것 아니냐? 그렇게 확률론으로만 따지면 1차선 도로가 제일 속편하게 쾌속으로 달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지." 켈소나 "그렇네요...; 순수히 확률적으로는요."
교수님 "그리고 진정한 교통체증의 패러독스가 뭔지 아냐? 만일 네가 집을 사면 교통체증이 많은 곳에 사고 싶겠니, 아니면 덜한 곳에 사고 싶겠니?"
켈소나 "그야 체증이 덜한 곳이겠죠.."
교수님 "그런데 사실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에는 자연 교통체증이 생기게 되어 있고, 또 사람들은 다들 그런 곳에 살려고 기를 쓴단 말이지. 여기 강남이 대표적인 사례고. 체증이 덜하다고 해서 아무도 강원도 산골짜기에 살려고 하지는 않잖냐?" 켈소나 "......;;;"
ORPG 시나리오 종결/중단에, 그간 짬짬이 봐 오던 모 명작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의 초 감동적인 결말에, 폭우에, 여러모로 센티멘털해지는 나날입니다만... 세상이 뒤집어져도 레오나르도 (MPEG 의장) 시계는 돌아갑니다. 제 80차 MPEG 국제표준화 총회 in 미국 산 호세, 이제 코앞이군요.
그런 관계로 내일 오후 5시 45분 비행기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향해 출발합니다. 싱가포르항공입니다. 스타 얼라이언스 카드 (그것도 폼나는 루프트한자 걸로) 갖고 있으니 어디 슬슬 또 마일리지를 쌓아볼까요.
그래서... 출장을 앞둔 소감이라면. 지금 저의 심정을 오늘 아침 제 노트북이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타성이라는 것은 참 무섭습니다. 한번 바빠서 도저히 포스팅을 올리기 힘든 순간이 찾아오자, 그 뒤부터는 여유가 나도 "에이, 덜 바빠지거든" 하며 차일피일 미루게 되더군요...
그래서는 아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월 16일, 광화문 미대사관에 미국 비자 면접을 다녀왔습니다. "MPEG이 뭐의 약자냐?" "뭐하는 데냐?" "Moving Picture라면 영화랑 무슨 관계가 있냐?" 이 세마디 묻고는 "OK, Have a nice trip." 하더군요. 비자 붙은 여권은 신속하게도 월요일에 왔습니다.
3월 18일, 연구실 S선배(35세/여)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신부화장이란 Shock & Awe임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필리핀 보라카이 1주일 잘 다녀오세요. 켈소나는 님께서 남기고 가신 특허 명세서 일거리를 붙잡고 처연히 울며 님의 행복을 빌어볼까 말까 합니다. (...) (실은 그날 예식장 오가는 전철 안에서 노트북 붙잡고 명세서 검토했습니다)
3월 20일, 내일 수업에 들고 나갈 숙제를 했습니다. 숙제의 수준은... GG, BJR, Que Sera Sera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더는 모르겠습니다;
수업이 한참 진행중으로 교수님께서 프리젠테이션과 질문, 답변을 이어나가시던 와중에, 돌연 강의실 앞문이 벌컥 열리고 누군가 불쑥 들어왔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목소리나 얼굴을 보면 3, 40대 아줌마인데, 왠지 삭발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스님스럽게 깨끗하게 민 것도 아니고 어중간했습니다. 생뚱맞은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며 들어오더니 돌연 어느 학생 옆자리에 엉거주춤 주저앉으려 하며 대뜸 말하는 것입니다.
"아... 나도 이 수업 들을래요!"
그 전까지 전 교직원인가 했는데 저 한 마디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 탁 하고 감이 왔습니다.
교수님께서 몹시 당황하신 얼굴로 말하셨습니다.
"...Uh...This is English Lecture? 영어 알아요?" "몰라요. 영어 몰라요. 근데 청강은 안돼요?"
교수님께서도 감을 잡으신 듯 했습니다. 내보내실 작정을 하신 것 같았고,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는 점점 망가져갔습니다.
"여기 학생이십니까?" "(도리질) 아니에요. (그리고는 잠시 침묵) 학생 맞아요." "지금 대학원 수업중입니다? 그러니까 일단..." "근데 이 수업은 왜 여학생이 없어요?" "...죄송한데 수업 끝난 뒤에 들어오세요." "(교수님과 학생들을 번갈아 가리키며) 남자들은 눈 생긴 게 다 똑같애! (낄낄낄)" "...수업, 끝난, 뒤에, 들어오시지요?"
그렇게 몇 분을 더 버티다 결국 뻘쭘한 얼굴로 강의실 문간으로 가더니, 돌아보며 손을 흔들더군요.
"안녀엉~♪"
그러고선 나갔습니다.
잠시 교실은 침묵의 바다. 1분 정도 지나자 다들 황당함에 헛웃음만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도 이런 일은 생소하신지 한참 허허거리며 난감해하시다가 한마디 하시더군요.
"I think we should lock this door next time..."
그러고도 수업이 다시 정상 궤도로 오르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무슨 관심법에 통달한 미륵불도 아니고, 그 사람의 개인적 사정이나, 혹은 머릿속 풍경에 대해서 섣부른 추측 하나 내리기 곤란한 평범한 대학원생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냥 그저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딱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작 그뿐인 일입니다만 인생을 살면서 이런 당황스럽고 난처한 경험을 여러 번 할 것 같지도 않기에 블로그에 적어둡니다.
연구실 후배 형님의 지인을 통해 연구실 관할의 노트북 1기를 구매할 일이 있어서, 그 인수 차 갔습니다. 왜 하필 제가 갔냐고요...? 그야,
제가 쓸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 저희 연구실에 박사과정으로 입학하면 크게 세 가지 혜택이 있습니다. 첫번재는 장학금이요, 두번째는 L자형 대형 책상, 세번째가 바로 노트북입니다.
장학금은 기존에 다른 데서 받고 있으니 의미가 없고, L자 책상은 연구실 자리 재배치 때 이미 획득했고, 이제 남은 게 노트북이었는데 드디어 그 지급이 교수님 인가 하에 추진되었습니다.
즉, 엄밀히 말해서 이 노트북은 연구실 재산입니다. (함부로 다룰 수는 없고 졸업하면 반납하게 됩니다) 다만 일단 관리 소관은 제게 있고, 개인 소유가 허락된 물건이니 일단 제 거라고 봐도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연구실 물건이라는 건 일장일단입니다. 백여만원의 거금을 사비로 지출하지 않고 노트북을 교체할 수 있게 된 건 정말 혜택받은 일입니다만, 그만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겠고, 자칫 함부로 다뤄 고장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지요.
모델명은 LG Xnote Z1-A2007. 따끈따끈한 최신형 모델로, 화면 사이즈 및 전체적 규격은 기존에쓰던 LG Xnote LW20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신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디자인도 많이 혁신적으로 바뀌었으며, 무엇보다 윈도우 비스타가 깔려있습니다.
사실 비스타에 대해서는 호환성 문제나 부팅이 지리멸렬하다는 등 많은 괴소문들로 인해 꽤나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만... 막상 써 보니 이거 괴물이군요. OS가 점점 SF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물건 받자마자 싹 밀고 윈도우 XP를 설치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한번 하이엔드를 걸어 볼 겁니다. (...)
아무튼 현재는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이것저것 깔고, 구 노트북에서 데이터를 카피하고 있는 중입니다.
새삼 격세지감을 팍팍 느끼고 있습니다. 메인 컴퓨터에 있는 CD 이미지를 네트워크로 로드해서 가상 CD를 띄워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3기가바이트어치 파일을 케이블도 연결 안 되어있는 구 노트북에서 무선으로 전송받아오거나... 제가 처음 컴퓨터를 손에 넣었을 때는 그야말로 SF 속 이야기였던 것들이 이미 현실로 나타나 있습니다. 애초에 CPU가 당시에 비해 수십억 배 빨라졌으니 할 말 다 한 거죠.
내일부터는 새끈한 새 노트북과 함께 출근입니다. 기계 변경에 따른 혼란이 없을 리야 없겠습니다만 최소화 시켜 봐야죠.
이로서 일과를 힘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이만큼 밀어주는데 일 제대로 못하면 그건 도리가 아니죠...
Postscript. 호환성 문제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어 스스로 테스트해 본 결과입니다. 잘 돌아갑니다. 어디까지나 테스트 때문입니다. 백업작업을 하다가 따분해져서가 아니에요.
그동안 힘들었습니다. 네.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옆에서 지켜봐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힘들 것임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 더욱 지켜봐주세요.
다시 이 자리에 설 때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 돌아오겠습니다.
이번 학위수여식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학위수여식 분위기
오늘 한양대학교에서는 일반/전문/특수대학원을 통틀어 공학석사 996명을 포함해 석사 1,496명과 박사 195명이 학위를 수여받았습니다.
수여자 총 인원만 해도 1700명이나 되다 보니 소란스러워지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학교에서 통제를 너무 안 하더군요. 행사 진행요원으로 학군단까지 불러들여 놓고서는... 학위수여자들이 앉아있는 구역의 출입통제가 제대로 안 되기도 했고, 사진 찍으려는 사진사들과 가족들이 회장을 종횡무진 돌아다닌 데다, 학위수여식이 진행되는 내내 수군수군거리는 소리로 식장 안이 내내 시끄려웠습니다.
2년 전 한디대 졸업식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말이죠. 당시야 물론 졸업생 3백여 명의 소규모 졸업식이었습니다만, 행사 진행에 절도가 있고 엄숙함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장소의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객석과 무대로 나뉘어 조명이 무대에만 집중되는 고려대 인촌기념관이었기에 분위기 제어가 가능했던 걸까요? 이번 한양대 졸업식은 어쩌면 '시끄러워지는 게 당연한' 구조인 올림픽체육관에서 진행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식순이 좀 지리멸렬했습니다.
일단 학위 수여 과정. 석, 박사 공히 각 학위분야별로 대표 1인만 나가서 총장의 호명과 학위기 낭독을 들을 수 있었고, 나머지는 식이 종료된 뒤에 각자 알아서 교학과에서 학위기를 찾아가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500명에 달하는 석사들은 그렇다 쳐도, 한 분야의 일가견을 이룬 박사학위자 200명 정도는 총장이 직접 호명해줘도 나쁘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 사람들이 고생한 나날이 몇 년인데...
또 그놈의 쓸데없는 축사는 왜 그리 많이 하던지요. 축하 연주가 끝난 뒤에 총장 훈화, 이사장 고사, 동문회장 축사가 연이어 이어졌고, 식이 끝날 무렵에는 교목실장이 나와 하나님 아버지의 축복까지 빌어주시더군요. 구구절절 좋은 말씀인 건 알겠는데 너무 지루하게 이어졌습니다.
아무튼 이런 몇 가지 요인으로 인해, 실제로 일부 학위수여자들은 식이 끝나기도 전에 식장을 나가버리기도 했습니다. 학위수여식이라는 행사가 아무런 정서적 메리트를 주지 못했다는 결론이 됩니다. 보면서도 좀 씁쓸했습니다.
학사가운
입는 법을 가지고 고민했습니다만 결국 현장에 가서 다른 사람들의 복장을 살핀 결과 순 제각각임을 확인했습니다 -_-;; 목에 두르는 뭔가가 있는데, 저는 넥타이 선 바로 밑으로 걸치는 칼라로 사용했고 (그리고 구조상 이게 맞는 것 같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배 위까지 끌어내려 걸치는 목장식으로 사용했고 (저도 처음엔 이건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그게 견장인 줄 알고 어깨를 걸쳐 두르더군요. (그건 역시 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사진 몇 장 더
이 사진들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박사학위 받을 때까지는 이 저주받은 볼살을 어떻게든 해야겠습니다... -_-;;; 2년 전 대학 졸업 때 연합뉴스 기사에 첨부된 뒤 "얼굴 보고 지진아인 줄 알았다" "모니터를 팰 뻔 했다" 는 악플을 받았던 그때의 얼굴에서 여전히 탈피를 못한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석사졸업 축하드립니다.
저도 작년에 저기서 대학 졸업식을 했는데 소란스러웠죠. 절제되지 않은 분위기였습니다.
저 의자 보니 반갑네요. 저도 저 의자에 앉았는데...
그리고...제가 입었던 졸업가운과 좀 다른 듯 하네요.....
흠..아참....국립중앙도서관 납본에 대해 답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국립도서관으로 들어오면 읽어보겠습니다. 흐흐.
사실 지난 9일에 완료된 사안이긴 합니다만, USB 메모리 탓에 정신이 잠시 황천에 가 있느라 미처 포스팅하지 못했습니다.
제 석사학위논문인 "재구성 가능한 영상 부호화를 위한 복호화기 기술 정보 표현 방법 (Compact Representation of Decoder Description for MPEG reconfigurable Video Coding)" 이 하드카피 발행을 마치고 한양대 도서관에 제출되었습니다.
이것으로 졸업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모자 쓰고 가운 걸치는 것만 남았네요.
현재 60부 인쇄를 마무리했고, 제본료는 약 40만원 가량 들었습니다. 통상 관례는 30부 인쇄입니다만, 아버지께서 강력히 주장하시기를 "주변에 책임지고 30부는 돌릴 테니 더도 덜도 말고 딱 100부만 찍어라" 고 하시더군요;;; 그 상상을 초월하는 권수에서 그나마도 타협을 본 부수입니다.
이미 학교에 5부 제출했고, 지도교수님께 한 부 드렸으며, 아버지께서 책임 배포의 제1보로 친구 분들께 자랑하신다며 5부 가져가셨습니다. 이제 논문 지도해주신 심사위원 교수님들과 연구실 여러분들께 한 부씩 돌려야겠군요. 기왕이면 출장 가기 전에요.
그래도 40여부 가까이 남습니다... 연구실에 또 10여부 비치해두고 나머지는 집으로 가져갔다가 지인 분들과 친지 여러분께 돌리든지 해야겠습니다.
;ㅅ;...
솔직히 말하자면 MPEG 표준 중에서도 엄청나게 실험적인 분야라, 국내에 이해하는 사람이 드문 분야인 게 사실이에요...; 실제로 국내에서는 저희 연구실과 협력업체인 휴맥스 외에는 삼성, LG의 일부 기술자들만 할까말까 하는 식으로 고개를 들이미는 정도입니다. 인지도가 낮은 편이에요.
2005년 말, 당시 정보통신대학원 교학과에서 소속 대학원생 거의 전원을 강의실에 불러모아놓고 "학적변경 동의서" 를 돌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학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특수대학원인 정보통신대학원을 해산하고 일반대학원 정보통신학과로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현재 대학원 재학생들의 학적을 이전하기 위한 요식절차였습니다.
교학과 직원은 물론 대학원 주임교수님까지 나와서 정보통신대학원과 일반대학원의 학칙과 내규 중 본인이 원하는 것을 골라 준수할 수 있다는 '유리 우선 원칙' 을 강조하며, 학적이 바뀌어도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거라는 걸 강조하며 어지간하면 동의해 줄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 때 병역대체복무로 인해 학적이 변경되면 안 되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이전에 동의한 것으로 압니다.
오늘 똑같은 서류를 또 보게 될 줄이야...
학과변경 동의여부 확인서 실물
오늘 정보통신학과 교학과에서 학과변경 동의여부 확인서에 연구실 전원의 서명을 받아다 줄 것을 요청해 왔습니다.
이번에 한양대의 BK21과 관련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공과대 계열의 전자통신컴퓨터공학과와 정보통신대 계열의 정보통신학과를 통합해 전자컴퓨터통신공학과를 만들기로 했답니다.
무슨 말장난도 아니고
이번에도 역시 교학과 직원이 제게 서류 다발을 주면서 "이름만 바뀌지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다고 좀 전해주세요" 라고 신신 당부를 하덥니다. 그러면서 한달만 있으면 석사 졸업하는 저보고도 쓰라고 하길래, 쓰는 의미가 있냐고 물었는데...
동의하면, 졸업을 전자컴퓨터통신공학과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게 그런 겁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 (정보통신학과) 한양대학교 대학원 박사 (전자컴퓨터통신공학과)
이거보다는,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 (전자컴퓨터통신공학과) 한양대학교 대학원 박사 (전자컴퓨터통신공학과)
그래도 이게 낫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동의에다가 체크 해서 냈습니다. 그래서 곧 인쇄에 들어가는 논문 최종본의 표지에도 정보통신학과를 전자컴퓨터통신공학과로 바꿔야 합니다.
연구실에서는 한 학기 뒤면 졸업하는 사람 두 명을 포함해 세 명이 "바뀌는 학과 이름이 마음에 안 든다" 며 동의를 거부했습니다. 이 경우 그대로 정보통신학과인 채 졸업까지 가게 되겠지요. 사실 학과명이 지저분하게 길긴 합니다. 게다가 전통컴+정통=전컴통이라는 황당한 작명 센스도 여전히 마음에 안 들고 말입니다. 그래도 그런 것에 그다지 많이 신경쓰는 성격이 아니니까요, 저는.
다만.
유일한 한 가지 걱정이라면 제가 박사과정 올라간 뒤에 학제가 또 바뀌는 겁니다... 학과이름 일관성 주려고 지금 동의해준 걸 그때가서 허무하게 해버리면, 그때는 저도 동의거부 한번 날려야 하는 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무사히 잘 다녀오시길 빌겠습니다^-^ ( 덧 터키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잘 맞고 맛있다네요~/ㅁ/ 나름 위안을 삼으시길...?;;)
음 저 비행기를 대상으로 테러단체에 의뢰를 해달라는 것으로 알고있었습니다...(멍)
뭐 중책을 충분히 감당하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