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멀티미디어 시스템 영어강의 도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수업이 한참 진행중으로 교수님께서 프리젠테이션과 질문, 답변을 이어나가시던 와중에, 돌연 강의실 앞문이 벌컥 열리고 누군가 불쑥 들어왔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목소리나 얼굴을 보면 3, 40대 아줌마인데, 왠지 삭발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스님스럽게 깨끗하게 민 것도 아니고 어중간했습니다. 생뚱맞은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며 들어오더니 돌연 어느 학생 옆자리에 엉거주춤 주저앉으려 하며 대뜸 말하는 것입니다.
"아... 나도 이 수업 들을래요!"
그 전까지 전 교직원인가 했는데 저 한 마디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 탁 하고 감이 왔습니다.
교수님께서 몹시 당황하신 얼굴로 말하셨습니다.
"...Uh...This is English Lecture? 영어 알아요?"
"몰라요. 영어 몰라요. 근데 청강은 안돼요?"
교수님께서도 감을 잡으신 듯 했습니다.
내보내실 작정을 하신 것 같았고,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는 점점 망가져갔습니다.
"여기 학생이십니까?"
"(도리질) 아니에요. (그리고는 잠시 침묵) 학생 맞아요."
"지금 대학원 수업중입니다? 그러니까 일단..."
"근데 이 수업은 왜 여학생이 없어요?"
"...죄송한데 수업 끝난 뒤에 들어오세요."
"(교수님과 학생들을 번갈아 가리키며) 남자들은 눈 생긴 게 다 똑같애! (낄낄낄)"
"...수업, 끝난, 뒤에, 들어오시지요?"
그렇게 몇 분을 더 버티다 결국 뻘쭘한 얼굴로 강의실 문간으로 가더니, 돌아보며 손을 흔들더군요.
"안녀엉~♪"
그러고선 나갔습니다.
잠시 교실은 침묵의 바다. 1분 정도 지나자 다들 황당함에 헛웃음만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도 이런 일은 생소하신지 한참 허허거리며 난감해하시다가 한마디 하시더군요.
"I think we should lock this door next time..."
그러고도 수업이 다시 정상 궤도로 오르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무슨 관심법에 통달한 미륵불도 아니고, 그 사람의 개인적 사정이나, 혹은 머릿속 풍경에 대해서 섣부른 추측 하나 내리기 곤란한 평범한 대학원생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냥 그저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딱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작 그뿐인 일입니다만 인생을 살면서 이런 당황스럽고 난처한 경험을 여러 번 할 것 같지도 않기에 블로그에 적어둡니다.
수업이 한참 진행중으로 교수님께서 프리젠테이션과 질문, 답변을 이어나가시던 와중에, 돌연 강의실 앞문이 벌컥 열리고 누군가 불쑥 들어왔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목소리나 얼굴을 보면 3, 40대 아줌마인데, 왠지 삭발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스님스럽게 깨끗하게 민 것도 아니고 어중간했습니다. 생뚱맞은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며 들어오더니 돌연 어느 학생 옆자리에 엉거주춤 주저앉으려 하며 대뜸 말하는 것입니다.
"아... 나도 이 수업 들을래요!"
그 전까지 전 교직원인가 했는데 저 한 마디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 탁 하고 감이 왔습니다.
교수님께서 몹시 당황하신 얼굴로 말하셨습니다.
"...Uh...This is English Lecture? 영어 알아요?"
"몰라요. 영어 몰라요. 근데 청강은 안돼요?"
교수님께서도 감을 잡으신 듯 했습니다.
내보내실 작정을 하신 것 같았고,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는 점점 망가져갔습니다.
"여기 학생이십니까?"
"(도리질) 아니에요. (그리고는 잠시 침묵) 학생 맞아요."
"지금 대학원 수업중입니다? 그러니까 일단..."
"근데 이 수업은 왜 여학생이 없어요?"
"...죄송한데 수업 끝난 뒤에 들어오세요."
"(교수님과 학생들을 번갈아 가리키며) 남자들은 눈 생긴 게 다 똑같애! (낄낄낄)"
"...수업, 끝난, 뒤에, 들어오시지요?"
그렇게 몇 분을 더 버티다 결국 뻘쭘한 얼굴로 강의실 문간으로 가더니, 돌아보며 손을 흔들더군요.
"안녀엉~♪"
그러고선 나갔습니다.
잠시 교실은 침묵의 바다. 1분 정도 지나자 다들 황당함에 헛웃음만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도 이런 일은 생소하신지 한참 허허거리며 난감해하시다가 한마디 하시더군요.
"I think we should lock this door next time..."
그러고도 수업이 다시 정상 궤도로 오르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무슨 관심법에 통달한 미륵불도 아니고, 그 사람의 개인적 사정이나, 혹은 머릿속 풍경에 대해서 섣부른 추측 하나 내리기 곤란한 평범한 대학원생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냥 그저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딱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작 그뿐인 일입니다만 인생을 살면서 이런 당황스럽고 난처한 경험을 여러 번 할 것 같지도 않기에 블로그에 적어둡니다.
http://www.cpsite.net/blog/trackback/167
결론은 왠 말 그대로 미친사람이 왔다 간겁니까?..
아마도요...
그런데 몇일 뒤에 그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수위실에 들어앉아 건물 경비와 무슨 풍수지리에 관한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확신은 없습니다만...